잡동사니
것으로 부르고 무슨 것으로 인식하고 어떤 것으로 푼다. (feat. 창의성) 본문
안녕하세요. yeTi입니다.
오늘은 최봉영 선생님의 사람이 말로 생각을 펼치는 일 - 오인 것과 쪽인 것, 그것이 문제로다, 최 봉 영(2024.06.14)
의 1장 사람이 무엇을 알아보는 일
을 읽고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무슨 것을 말하는 순간 세상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사람은 무엇
을 인식하는 순간 그 대상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에는 많은 정보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무수한 정보를 거르지 않고 인식한다면 아마도 정신병에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관심사 내에서 현실을 인식합니다.
그 현실을 인식하는 시작이 무엇=무슨 것
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나아가 무엇=무슨 것
을 말하면 내가 알고 있는 것들 중에 적합한 말을 떠올립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이게 뭐야?=무엇이야?=무슨 것이야?
이라는 말을 전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념 중에 적합한 것을 떠올려 말로 전달합니다.
'무슨 것'에서 '어떤 것'으로 전환한다는 것 개념의 특성을 파악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무슨 것
을 보고 인식하기 시작하면 사과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범주에서 사과라는 개념에 속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기한 것은 "사과는 어떤 것이야?" 라고 말을 하면 우리는 그 것이 '붉은 색', '단 맛', '익으면 먹을 수 있다'와 같은 구체적인 특성을 말하게 됩니다. 이때 '사과'는 '무슨 것'에서 '어떤 것'으로 나아간 결과입니다.
이렇게 어떤 것
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대상을 더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가 그 대상을 다양한 맥락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또는 그 대상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를 '과일'로 분류한 후, 우리는 사과를 '간식으로 먹을 수 있다', '사과즙을 만들 수 있다', '비타민이 풍부하다' 등 다양한 맥락을 포함하여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언어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 것'에서 '어떤 것'으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언어를 통해 대상을 분류하고 그 특성을 정의합니다. 이는 우리의 사고와 언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느낍니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구조화하는 틀을 제공합니다. 여기서 안영회 대표님의 최근 글이 떠오릅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모델링을 왜 하게 되는가?
적어도 모델러는 프로그램 전체를 그와 같은 형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죠.
인용문의 맥락에서 그림을 말로 치환해보면 이렇게 바꿔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어를 통해 각자가 세상을 이해하고 구조화하고 있는 형상을 알 수 있다는 사실 말이죠.
개념은 맥락 속에서 형성된다.
개념이 맥락 속에서 형성됩니다.
이는 가만히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일 수 있는데요. 바로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것은 감각기관을 통해서인 늧=느낌
에 기반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해 듣는 상황에서도 나의 감각에 기반한 경험내에서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이 조영호
님의 객체지향이 사실과 오해
를 읽었을 때 입니다.
여러 종류의 사과 이미지로 사과의
범주
가 만들어진다. 범주의 내용이 개념이 된다. 개념은 우리가 세계를 보는 창문이다. 시각적으로 본 정보에 따라 개념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렇듯 경험은 특정 상황이나 환경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활동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개념을 학습하고 기존의 개념을 강화합니다.
창의성은 말로 표현된 개념들 간의 변환을 통해 나타나는 중요한 능력이다.
글을 읽다보니 말의 변환이 창의성의 발현과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흔히 창의성을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개념이라는 추상적인 의미로 사용합니다..
최봉영 선생님은 어떤 것
의 마지막 다발말로 다음과 같이 말하셨습니다.
사람은 이에서 더 나아가 현상을 가리 키는 ‘가는-(알음)’을 앛씨말인 ‘가-’와 겿씨말인 ‘-는’을 떼거나 붙일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사람은 <(날아+ 가는)+비둘기>와 <(기어+가는)+구렁이>를 가지고서 <(날아+가는)+구렁이>와 <(기어+가는)+비둘기>와 같은 새로운 <알음알이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런 것을 바탕으로 착상(着想)하고 발상(發想)하는 일 을 새롭게 함으로써 생각이 미치는 모든 것을 상상(想像)하고 공상(空想)하고 망상(妄想)하고 환상(幻想)하는 일로 나아간다 - p.3
이처럼 말을 구분할 수 있는 최소 단위를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하고 변형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느꼈습니다.
최봉영 선생님의 문장에서 언급된 '알음것'을 '알음알이것'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은 언어를 통한 창의적 사고의 한 예입니다. 이는 단순한 현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창출합니다.
따라서 창의성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의 축적을 통해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맥락에서 얻은 경험은 개념 변환의 재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언어적 유희도 창의성을 자극하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말장난, 시적 표현, 새로운 단어의 창조 등은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제럴드 와인버그
의 대체 뭐가 문제야
의 한 포기말이 떠오릅니다.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말라. - p.40
창의성은 강한 개념을 가진 사람에게서는 발현되기 힘들다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다른 관점에서 창의성을 바라보면 협력과 소통을 통해 발현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고, 기존의 아이디어를 재구성할 수 있는 이유 또한 각자의 주관이 가진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현상이나 개념을 보더라도 떠오르는 말이 다를 수 있습니다.
결론
해당 글을 읽고 느낌이 든 순간 첫째 아들에게 실험해본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무슨 것이야? - 시계
시계는 어떤 것이야? - 손에 차는 것
우리가 개념을 강화하고 개념을 다양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를 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알음것
이 알음알이것
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라는 것과도 연결되는 것을 느끼면서 개념을 나눌 수 있는 단위와 창의성이라는 것이 중요할 수 있겠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되었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씨말들을 섞어보는 과정이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데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한국말이 가지는 씨말
의 단위 앛씨말
, 겿씨말
의 단위가 사고의 단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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