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2024년 퇴사 회고 본문
안녕하세요. yeTi입니다.
오늘은 1년 7개월간 다니 회사를 퇴사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회고로 남기고자 합니다.
사실 다녔던 회사의 일들을 공개적으로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민감한 부분을 언급 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의 업무와 무관하게 개인의 입장에서 느낀 것들을 위주로 남기고자 합니다.
개발 문화
저는 개발 문화에 대한 이상향이 있었습니다.
설계나 코드를 기반으로 자유롭고 활발하게 소통을 하며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고 배운 것을 공유하는 일 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서비스의 성장을 위해 기여하며 서비스 성장과 함께 구성원들의 성장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일 입니다.
그래서 PR을 통한 코드 리뷰나 브런치 전략, 사내 스터디, 커뮤니케이션 따위가 위에서 언급한 가치들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개발 문화를 통해 달성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알아차린 것이 있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제도가 만들어지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일들이 드러나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라는 것 입니다.
따라서 개발 문화라는 것도 좋아보이는 것들을 도입해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주체인 우리가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서비스 혹은 비즈니스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실천하고 몸에 베일때 개발 문화가 된다는 것입니다.
목표 정렬
최근에 아장스망이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정렬
이라는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업무라는 것과도 이어졌는데요.
누군가의 성과를 가장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은 잘 할 수 있는 것을 살려서 잘 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조직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조직의 목표와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한다면 조직에 기여도가 낮아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조직에서는 문제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구요.
따라서 목표의 정렬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목표를 정렬한다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는 만들어가고자 하는 비즈니스 방향성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을 의미하고 팀 차원에서는 회사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비즈니스를 팀의 맥락에서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목표에 정렬이 되면 각 구성원들은 정렬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이 가진 장점과 능력을 살려서 업무를 진행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갈등
먼저 갈등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個人)이나 집단(集團) 사이에 목표(目標)나 이해관계(利害關係)가 달라 서로 적대시(敵對視)하거나 충돌(衝突)함. 또는 그런 상태(狀態). - 갈등, 네이버한자사전
주요하게 눈에 띈 단어는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함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조직 생활을 하면서 갈등을 겪은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저는 누군가를 적대시하면서 배척하거나 누군가를 몰아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관계를 형성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의 일들을 겪으면서 저의 언행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볼 수는 있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자면, 성장이라는 것을 목적으로 기술적인 공유 및 토의를 함에 있어서 상대방의 말 중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거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그룹을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주 어울리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이 나눠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토의하고 토론하는 것이 건강한 의사결정 과정을 만든다는 생각에 조직 혹은 제품에 미흡한 부분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부분이 때로는 누군가에게 공격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의도하지 않았던 오해를 줄이고 만들어진 오해를 풀 수 있는 것은 다양한 분들과 대화를 하며 맥락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장
개발자로서 성장을 바라보는 관점도 변화가 생겼다고 느낍니다.
요즘에는 성장라이팅
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개발자는 성장해야만 한다는 기류가 있는데요. 저도 막연하게 개발자라면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서비스가 성장하지 않는 와중에 개발자의 성장이 가지는 가치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가 성장하지 않는다는 말은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는 매출 혹은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매출 혹은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팀의 존속과도 연결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개발자의 성장은 서비스의 성장과 더불어 나아갈 때 지식의 범주에서 벗어나 경험으로 승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임과 책임
하나의 서비스 파트를 운영하면서 업무의 위임과 책임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업무를 진행할 때 업무에 대한 온전한 책임과 자유로운 의사 결정의 권한이 능동적인 구성원을 만들고 좋은 성과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사 결정을 충분히 공감하고 존중하는 입장을 취해 왔는데요. 그것만으로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구성원들의 의사 결정이 조직적으로 힘을 받아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당한 타당성을 만들어 주고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만일 그러지 않았을 때는 타당성을 만드는 부담과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공격을 방어하는 부담이 온전히 해당 구성원이 가져야 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리더가 발휘해야 하는 리더십은 구성원이 하고 싶은 것을 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과 온전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안전 지대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미생의 오상식 과장과 공공의 적에서 형사 반장의 역할이 많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결국 리더란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위임 하지만 책임을 짊어질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합심
합심없는 정치가 조직을 어떻게 망가트릴 수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정치가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직이 성장하고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합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관계와 정치에 매몰되어 자신의 영역만 지키는 사람이 있으면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얼마나 떨어지고 왜곡되는지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비록 현 조직에서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적극적으로 에스컬레이션해서 문제를 드러내야 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결론
지난 1년 7개월 이라는 시간은 저에게 즐거운 기억이었으면서 힘든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많이 고민해 보고 주변 분들과도 많은 시간을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나름대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그동안 위임과 책임이라는 것을 잘못 이해하고 실행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명확히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저 스스로 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을 하고 이후에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유익한 경험으로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뛰어넘어 무엇인가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회고
'About 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애 명상을 통해 연민(Compassion) 을 알아가보기 (feat. How We Feel) (4) | 2024.11.24 |
---|---|
2024년 개발자 이직 회고 (11) | 2024.11.20 |
10년차 개발자의 커리어 회고 (0) | 2022.05.23 |
[농구 강의] 슛 및 드리이브인 강의(캥거루 슈터 조성원 선수편) (0) | 2016.03.31 |
[농구화] 나이키 프라임 하이프 DF(Nike Prime Hype DF) 개봉기 및 착화기 (0) | 2016.03.28 |